1월 3째 주말의 책지름

나가기 전에 아내가 묻는다.

"오늘은 몇 권 살꺼야?"

"딱 3권만 살려고. 이미 살 책 정하고 가는 거니까 시간 얼마 안 걸려."

"과연 내가 오빠를 혼자 교보로 보내도 될려나?"

"...아니, 뭐 일 없으면 같이 가도 좋은데 자긴 시즌중이자나.."

아내가 나에게 가지고 있는 강한 불신 중 하나는...바로 '지름'에 대한 절제력이다.
물론, 결혼후에는 많이 달라졌으나..(내 스스로 느끼기에는)
아내가 보기엔 언제나 지르지 못해 안달난 사람처럼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어쩌겠나.

Strength Finder에 의한 내 강점 테마 중 3개가 바로 '학습자', '착상', '탐구심'이다.
아내는 '탐구심'테마의 설명을 읽더니, 조금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결혼전 내 서재(?) 겸 작업실엔 책장이 22개가 있었고, 결혼하면서 눈물을 머금고 30% 감축을 단행하였지만,
여전히 집안엔 16개의 책장에 책이 빼곡히 담겨 있다.
책을 사랑하고, 또 모으는 것은 내 천성이자 강점이다...(라고 설득중이다. 쿨럭

한정된 공간을 걱정하는 아내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결혼이후에는 서점에서 책을 고른 후, 거의 의무적으로 절반은 두고 나왔다.

가기 전에는, 딱 구본형씨의 책 2권에, 선생님의 새로 나온 논어 역주 정도 해서 3권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교보를 향해 걸어가며,
'이번 달 독서 테마는 자기계발이니, 그냥 드러커 선생의 '...의 조건' 씨리즈랑, 오마에 선생의 책 중에서도 하나 사자..'
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드러커 선생의 책이나 오마에 선생의 책은 교보에 앉아서 읽을려고 했는데,
요샌 좀처럼 한가하게 서점에 앉아 있을 짬이 나지 않으니...
자기 전이나, 이동할 때 틈틈히 보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러나, 막상 교보에 도착하니 좀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책 위치를 찾기 위해 검색해 보니, 선생님의 논어 역주가 3권짜리 완역본 이었던 것이다.

'아니, 선생님이 왠 일로? -_-;;;'

지난주에 진열장에 놓여져 있는 것을 봤을 때는 1권만 올려져 있어서,
당연히 1권만 먼저 내신걸로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3권짜리 박스셋..

거기에 지난주에 봤을 때는 없었던, 오마에 선생의 '연봉 100배에 도전하라'가 재고가 잡혀서 찾아 읽어보니
뭐 내용이 그렇게 날림은 아니더라는...

그 때부터 본격 고민모드 발동.

이걸 다 사들고 들어가면 또 어부인과 한판 하겠지? 딱 3권만 사가지고 가겠다고 했는데..

'내가 오빠를 혼자 보내다니...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겼지..'
안 들어도 이미 귀에 선하다. OTL

그러나, 사실 책을 사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가.
그 책이 얼마나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인가가 문제지.
(물론, 아내는 책을 쌓을 공간이 젤 문제라고 하겠지만..쿨럭)

암튼, 내 인생에 부채가 아닌 자산이 될 것을 기대하며 이번주에 지른 책들은...


논어한글역주 3권 박스셋, 도올 김용옥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구본형
세월이 젊음에게, 구본형
연봉 100배에 도전하라, 오마에 겐이치
프로페셔널의 4가지 조건, 오마에 겐이치
프로페셔널의 조건, 피터 드러커

서평은..읽고 나서 하겠지만..
아마도 내 성격상 시리즈(?)를 다 읽고 나서 한꺼번에 하지 않을까..

by yooaddict | 2009/01/17 23:48 | [Lifelog] 지름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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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쉐아르 at 2009/01/21 01:23
책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저희 아내도 저한테 책 많이 산다 이야기하는데... addict님 이야기를 해드려야겠습니다. 저는 책장이 네개 밖에 안되거든요 ^^ 근데 요즘 한국에 잘 안가서... 한국책 구해오기가 쉽지 않네요.

아참 지난번에 말씀하신 같은 회사에 계시다는 저희 동문분들... 제가 추측한게 맞나요? 백모씨와 이모씨요... ^^
Commented by yooaddict at 2009/01/23 09:09
저는 반대로 요새는 미국책을 많이 사는데 잘 못 구해서..^_^;
(제가 쉐아르님 계신 곳으로 출장가게 되면 book swaping이라도 해야 겠어요..^__^;)

공교롭게도 제 주변에 계신 쉐아르님 동문분들은 전부 인간공학Lab(이면우 교수님 연구실 이름이 이게 맞죠?)출신이세요.
현 그룹장님은 연배가 쉐아르님보다 조금 아래셔서 저번에 쉐아르님 블로그 사진 한번 보여드렸는데 못 알아 보셨고..전에 모시던 그룹장님의 이니셜이 DC KIM, 절 뽑아주신 팀장님은 DJ LEE시랍니다. ^_^;
Commented by inuit at 2009/02/16 22:11
책 욕심은 나쁜게 아니랍니다.
저도 책은 한없이 탐한다지요. ^^;;;
Commented by addict at 2009/02/22 20:10
inui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큰 위로가 됩니다.
이번에 책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탐심'을 발휘하신다구요? ^_^
좋은 결과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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